민족의 통일리념을 생각하다

최근 남조선사회의 일각에서는 통일리념에 대한 론의가 활발히 벌어지고있다고 한다. 이것은 민족의 숙원인 통일이 바야흐로 가까와오고있다는것을 보여주는것으로서 참으로 환영할만한 일이다.

잡지의 대담을 통하여 만난 학자의 말에 의하면 이 론의에서는 민족주의가 통일리념으로 크게 제기되면서 일부에서는 《통일민족주의》가 제창되고있으며 한편 민족주의가 아니라 자유, 인권, 사회복지와 같은 보다 보편적인 가치를 통일리념으로 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고 한다.

통일리념을 고찰하는데서는 적어도 두가지를 념두에 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나는 조국통일문제의 본질이 무엇인가 하는것이고 다른 하나는 이미 북과 남이 합의하고 전민족적으로 공유하게 된 지향성이 무엇이였던가 하는것이다.

조국의 통일문제는 본질에 있어서 인위적으로 갈라진 민족의 혈맥을 다시 잇고 민족적화합을 이룩하는 문제이며 민족의 자주성을 실현하는 문제이다. 우리 민족의 분렬은 민족내부의 모순에 의하여 초래된것이 아니라 전적으로 외세에 의하여 강요된것이며 통일이 오늘까지 실현되지 못하고 지연되고있는것도 외세의 간섭과 방해책동이 계속되기때문이다.

6.15공동선언 제1항에는 이와 같은 통일문제의 본질을 반영하여 《북과 남은 나라의 통일문제를 그 주인인 우리 민족끼리 서로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해결해나가기로 하였다》고 지적되여있다. 《우리 민족끼리》는 전민족적인 지지와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한편 북남상급회담을 통하여 당국사이에서도 재확인되여 6.15통일시대의 기치로 되고있다.

그 어떤 보편적가치를 통일리념으로 하여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고 하는데 통일리념으로 내세울 보편적가치가 있다면 그것은 자주성이라고 생각한다. 자주성이 사람의 생명, 나라와 민족의 생명이며 조국통일문제가 우리 민족의 생명에 관한 문제, 민족의 자주성을 실현하는 문제이기때문이다.

이렇게 놓고본다면 민족자주와 그 구현인 우리 민족끼리의 리념이야말로 조국통일문제의 본질에도 맞고 6.15공동선언을 통하여 북과 남이 합의한 원칙적이고도 현실적인 민족공동의 통일리념이라고 해야 할것이다.

물론 민족주의가 통일의 리념이라고 할수도 있다. 민족주의는 원래 자기 민족을 사랑하고 민족의 리익을 옹호하는 진보적인 사상이며 따라서 민족자주나 《우리 민족끼리》의 리념과 결코 대립되거나 모순되지 않는다. 특히 《통일민족주의》라는 표현은 우리 민족끼리 자주적으로 통일을 지향해나간다는 뜻을 담았다고 볼수 있기에 우리의 민족주의의 진보성을 부각시키는것으로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진다.

민족주의를 지향하거나 《통일민족주의》를 제창하는 사람들과 학술교류를 깊이고 통일론의를 심화시켜나가는것은 민족의 통일리념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확대해나가는데서 우리 사회과학자들앞에 나선 중요한 과제이다.(한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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